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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3, 2020

  • 국제뉴스

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님 9월교육 메시지

간사이지역 ‘교육가족’에게 보내는 총영사 편지⑵

 

8월초에 이어 두 번째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편지는 민족학교, 민족학급, 한글학교, 그리고 한국교육원, 한국문화원(세종학당)소속 교육 관계자 여러분께 보낸 바 있습니다. 이번 편지는 이에 더해 한국어 채택고 선생님들로 구성된“고등학교한국어교육네트워크(JAKEHS)”소속 선생님들과전문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께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날 기회가 줄어들어 안타깝지만, SNS망을 통해 다양한 분들과 동시에 신속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코로나가 가져다 준 얄궂은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8월15일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로 벗어난 지 75주년이 되는 광복절이었습니다. 오사카총영사관 관할지역의 각 민단이 개최한 기념식에 참석하여 대통령 경축사를 수차례 대독하면서, 저는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새삼 실감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언급하시면서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할 것”이며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간 우호와 미래 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조국은 동포들을 지켜주지 못했지만,그분들은 오히려 품삯을 모으고, ‘한 숟갈씩 쌀’을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어 주었다”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인권국가로서의 한국의 위상과 지향을 선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표명하신 자신감은 결코 과장이나 허세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의 대열에 올라 있으며, “한류”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문화 강국이기도 합니다. 마침 9월 첫날엔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간사이지역 교육관계자 여러분들도 한국의 변화된 위상에 주목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는 한민족으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도구의 차원을 넘어 세계인과 대화하고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플렛폼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편협한 민족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한국적인 것이 곧 세계인적인 것이라는 자긍심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그들이 한일관계의 가교 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지역의 교육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OECD 발표(8.11)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일본 –6.0, 미국 –11.3)로 전체 OECD회원국 중 1이며, 코로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과 2021년 두해를 합쳐 볼 때도 플러스성장을 하는 유일한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민주, 투명, 참여를 원칙으로 한 K-방역 시행과 디지털과 친환경을 앞세운 경제정책의 결과입니다. 안타깝게도 8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300명 이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성장과 방역의 두 마리토끼 잡기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지만, 곧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면서 얻은 교훈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생활방역에 느슨해지는 순간 그동안 우리가 인내하며 쌓은 노력들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코로나를 의식해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회피하면 또 다른 후퇴가 시작됩니다. 철저한 생활방역 습관이 필요조건이라면 코로나 시대에 맞게 창의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발해 대응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 세계적 판도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충분조건일 것입니다.

우리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생활방역을 게을리 하지 않는 가운데 꼭 해야 할 일들은 온라인 활용 등 더욱 선진적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면-비대면(온라인) 병행 수업은 코로나 이후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를 앞당기고 정착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간사이지역 모든 교육주체간의 협력을 다시 강조하고자 합니다.

간사이지역은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주체(기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3개 민족학교(건국학교, 오사카금강학교, 교토국제학원), 185개 민족학급, 49개 한글학교, 66개 한국어 채택고, 140여개의 한국학(한국어)을 가르치는 대학들이 존재합니다. 이에 더하여 교토한국교육원, 나라한국교육원, 오사카한국문화원(세종학당)이 한글과 한국문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상호 연계와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싸리나무 가지는 많은 데 하나로 묶어 빗자루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연대의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사카한국교육원은 지난달 8.12일 민족학급 강사 연수회를 개최했는데 건국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민족학교 교사들도 함께 참여하여 민족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교토국제학원은 사회과학습 부교재인 “간사이지역에 남겨진 조선통신사의 발자취”라는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우리 총영사관과 교토국제학원은 이번달 27일 간사이지역의 교육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이 책을 실제로 학습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한, 교육영사는 내년 초를 목표로 지역의 모든 교육 주체들이 참여하는 간사이지역 교육자대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말이 아니라 일을 통해 협업하고 소통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부임하는 교토교육원장과 나라교육원장을 소개드립니다. 강성진 원장 후임으로 이용훈 원장이 교토교육원장으로, 김형근 원장 후임으로 송달용 원장이 나라교육원장으로 부임합니다. 두 분 다 국립국제교육원에 근무하고 있다가 부임하게 됩니다. 교사 출신이지만 교육부 연구관, 과장을 역임하여 교육행정에도 밝은 분들입니다. 입국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9월 중에는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따듯하게 맞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만나 뵙는 분들에게 늘 당부 드리는 말씀으로 저의 마지막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마스크와 소독제가 치료제이자 백신입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며 활기차게 9월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편지까지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20.9.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 오태규 올림.